지난 10월27일, 삼성전자는 '애니콜 옴니아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옴니아 패밀리' 스마트폰 신제품 5종을 공개했습니다.
이 날 선보인 제품은 SKT의 'T*옴니아2'(T*OMNIAⅡ, M710/M715), '옴니아 팝'(OMNIA POP, M720), KT의 '쇼 옴니아'(SHOW OMNIA, M8400), '옴니아 팝'(OMNIA POP, M7200), LGT의 '오즈 옴니아'(OZ OMNIA, M7350)이었습니다.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란 기치를 내걸고, 취향대로 즐길 수 있게끔 스마트폰을 다양하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죠.

새삼스러운 얘기입니다만, 휴대폰은 본래 ‘이동하면서’ 전화를 걸 수 있게 할 목적으로 발명됐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PDA폰은 왠지 ‘휴대폰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것’이란 인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PDA폰과 스마트폰의 차이점을 아십니까? 나름 재미있는 얘깃거리라고 생각하는데요. 제조사와 기기에 따라 차이를 보이므로 딱 잘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이렇습니다.
PDA폰은 가격이 비싼 PDA기에 CDMA 모듈을 넣어 ‘전화기 기능’을 추가한 것입니다. 지금도 정책에 따라 보조금 정책이 갈팡질팡하지만, 당시에도 휴대폰에는 보조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PDA를 휴대폰으로 만들어두면’ 가격이 그만큼 떨어졌던 것이죠. 때문에 PDA용 OS와 휴대폰용 OS가 한 기계 안에서 따로 돌아갔습니다. 반면 스마트폰은 전화기에 개인일정관리가 가능한 PDA 기능을 집어넣은 것입니다. 휴대폰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라 하나의 OS로 모든 것을 커버하는 면이 있었죠.

초창기 스마트폰인 애플의 뉴튼.
간단히 얘기해서 PDA에 폰 기능을 추가한 것이 PDA폰, 휴대폰에 PDA 기능을 추가한 것이 스마트폰입니다. 태생이 다르므로 초창기에는 두 폰에서 할 수 있는 기능이나 성능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일반인에게 두 가지를 구분하라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사실상 같아졌죠. 그래서 요즘엔 대부분 구별 없이 ‘스마트폰’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은 국내에서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스마트폰이 거의 대세로 자리 잡은 지금까지도 말입니다. 거기에는 내부적, 외부적인 요인이 모두 있었습니다.
일단 내부적인 요인부터 찾아보면 스마트폰에는 ‘기능은 많지만 그만큼 복잡하다’라든가, ‘비싸면서 값어치도 못할 만큼 속도가 느리다’ 등 각종 꼬리말이 따라붙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제품 자체가 불안정하거나 UI가 불편해서 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요. 제품군마저 다양하지 못해 ‘선택의 여지’란 존재하지 않았던 것도 부정할 수 없었고요.

때문에 초창기 스마트폰은 소위 얼리 어댑터라 불리는 IT제품 마니아에게, 혹은 전문 직종에 속한 사람들에게만 선호됐습니다. 이용자층이 제한되어 있으니 당연히 시장 규모도 작았고, 수요가 적으니 가격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실제로도 기능은 많지만 그다지 친절하지 않아서, 또 기기 자체가 불안정한 면이 많아서 일반인들에게 외면 받았습니다. 딱 잘라서 ‘고객 친화적이지 못했다’는 거죠.
외부적인 요인도 있었습니다. PC 보급률이 높은 편인 국내는 어디서든 업무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 스마트폰의 메리트는 ‘인터넷 정보 검색이 용이하다’라는 것인데 인터넷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었다는 점(여기에는 PC방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등을 꼽을 수 있겠지요. 때문에 외국처럼 ‘일부러’ 모바일 기기로 일정을 관리하거나 메일을 보내거나 일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2~3년 전부터 심상찮은 기류가 불기 시작합니다.
첫째로, 데스크 탑 PC와 노트북 PC 판매량의 역전 현상. ‘PC’라고 하면 ‘당연히’ 데스크 탑으로 일컬어지던 PC 시장이 이제 노트북으로 넘어오기 시작한 겁니다. 노트북의 소형화와 저가격화가 큰 공헌을 했지요.

둘째로, 무선 인터넷의 보급. 여전히 보급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만, 대중에게 ‘이런 것이 있다’ 정도의 인식은 충분히 심어줬습니다. (반쪽짜리이긴 하지만) 정액제 등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비해 가격 면에서 메리트를 보이고 있고요.
셋째로, 다기능을 갖춘 모바일 기기의 부흥.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각종 칩셋의 성능이 극도로 좋아짐에 따라, 그야말로 내 손안의 PC가 가능해졌습니다. MP3와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고용량 PMP(Portable Media Player)의 보급이나 7인치 미만의 크기를 가진 MID(Mobile Internet Device)의 등장이 그것입니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노마드(nomad)'라고 하는 디지털 유목민화 하고 있죠.

디지털 유목민, 노마드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필요하다고 해도’ 기능이 겹치는 디지털 기기를 몇 대나 들고 다니는 것은 보통 귀찮고 힘든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올인원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그 타깃이 ‘웬만한 사람은 다 들고 다니는’ 휴대폰이 된 겁니다. 이런 인식의 변화에는 대대적인 광고 공세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지요. 아울러 PC가 부럽지 않을 만큼 실제적인 스펙이 좋아지고 사용까지 쉽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폰은 대중의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PC의 똑똑함과 모바일의 휴대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고성능 모바일기기의 등장, 그것이 요즘의 스마트폰인 거죠.
수많은 휴대폰 메이커들이 스마트폰 보급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그 중에서 삼성은 스마트폰의 보급에 앞서 한 가지 전략을 세웁니다. ‘풀 터치폰’ 컨셉의 ‘햅틱’ 시리즈를 내세운 거죠. 햅틱폰은 ‘haptic(촉각의)’이라는 단어 의미처럼 ‘만지는’ 데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제법 고가의 풀 터치폰이었음에도 ‘신기술’과 ‘화려함’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4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대성공을 거둡니다.

만지면 미세한 진동을 느끼게 함으로써, ‘버튼을 누른다’라는 개념을 ‘만진다’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도 분명 햅틱의 업적 중 하나입니다. 더욱이 햅틱 만의 독자적인 UI를 쓰기 시작했고, 결국 삼성의 포지셔닝 전략은 확실히 자리매김했죠.

저는 삼성이 햅틱폰으로 대중들을 길들인 후 내친김에 ‘이제는 스마트폰으로?’라는 전략을 내세웠다고 봅니다. 이렇게 내세운 제품이 옴니아폰이지요. 옴니아 폰은 발매 당시 휴대폰으로서는 상당한 하이스펙과 100만원이 넘는 고가로 시장에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 발매 1년이 다가오는 지금 시장에서 20만 대 정도 판매됐다고 알려졌는데요.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습니다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데는 분명 성공을 했다고 봅니다.
이번에 나온 옴니아 패밀리는 옴니아에서 ‘맛’을 보여준 이후 자기의 위치를 확실히 하려는 본격적인 시동으로 풀이됩니다. 햅틱 팝처럼 ‘팝’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중저가형 폰까지 제품군에 포함시킴으로써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죠. 곧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칠 테니 어느 정도로 시장에 먹혀 들어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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